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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육사시집>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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