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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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런 결혼식에 불만있다

終身大事라고 불리는 결혼! 그리고 결혼의 출발점인 결혼식! 그러나 우리의 결혼식은 가족주의,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제에 깊이 물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소모적이고 천박하기까지 하지요. 구체적으로 이런 것들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신부 아버지가 신부를 신랑에게 인계하는 순서.
    요즘은 신랑/신부가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그걸 반드시 인계라고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신랑/신부 어머니들이 함께 나와서 촛불을 밝히기도 하고, 다함께 혹은 평등하게 참여하는 이벤트가 되기도 한다. 가장 불쌍한건 신랑 아버지...아무 역할이 없다.
    형식은 존재의 표현이라고 하죠. 신부 아버지가 신부를 신랑에게 넘기는 의식은 여성의 종속을 당연시하는 관념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부아버지가 예식에 참여해야 한다면 꼭 그런 식으로 해야할까요? 아래 문제들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응답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겠군요. 같은 면을 달리보고 있다거나, 같은 입장을 확인하는 반박들인 것 같애서요.

  • 평소엔 얼굴도 모르던 친지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식당부터 간다.
    물론 이런 면도 있지만, 반대로, 바삐 살아가는 일가친척들이 결혼식이나 되어야 모처럼 만나서 정담도 나누고 그런다. 결혼이라는 행사를 통해 사람들이 만나서 밥도 먹고 그러는것도 과히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결혼식, 장례식 아니면 일가 친척 얼굴 볼 기회가 언제 있는가? 원래 이런 예식이 친척들 얼굴보기 위한 것 아닌가?

  • 자식의 결혼식을 자신의 세 과시용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계층.

  • 갈비탕 그릇 세고, 스티커 붙여주고, 술병 세고 하면서 벌이는 해프닝들. 거기서 발생하는 엄청난 음식쓰레기
    사람모이는 장소에서는 늘 벌어지는 광경이다. 회갑잔치나 돌잔치등 '회관'에서 사람모여서 밥먹을때는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일주년기념파티할때도 반갑게 맞이하고 회비 꼬박꼬박 챙기지 않았던가.

  • 얼굴도 모르는 주례의 주례사.
  • 그나마 15분만의 예식종료.
    길면 지루하다 짧게, 의미있게 ^^

  • 우리는 대체 결혼 축하해주러 온 걸까 밥 먹으러 온 걸까?
    정말로, 내가 잘 아는 사람 결혼식이라면, 아니면 적어도 안면이 있고 반감이 없는 사람 결혼식이라면 축하해주러 간다. 그러나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집 사돈의팔촌결혼식이라던가 청첩장3000장 찍어서 마구 뿌리기식 결혼식이라면 그냥 공짜 밥 먹으러 간다(부조? 5천원이면 된다. 혹은 이름도 모르는 먼 친척 결혼식 같은 거라 부모님과 동행할 경우에는 아예 필요 없다.). -- CafeNoir

  • 너무 많은 결혼식 참석 초대. 거기 깨지는 부조금도, 시간도 만만치 않다.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 평일 점심시간등에 시간을 잡으면 두루두루 칭송받을 것이다.

  • 결혼식에 들이는 비용이 사회초년생들이 담당하기엔 너무 크다( 평균 1000만원 정도 ) 여기에 살 집과 가재도구들까지 하면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레 가족이란 굴레로의 종속으로 이어진다.
    이세상에는 부모한테 의지하지 않거나, 부모 덕을 볼 형편이 아니거나, 심지어 부모를 봉양해가면서 자립으로 결혼하고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부모에게 손벌리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은 개인적인 논리일 수 있다.

    결혼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두 사람이 맨주먹으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다 갖추고 시작하는건 노인들을 위한 패키지 효도관광 프로그램과 별로 다를게 없다. 가다보면 애도 생기고, 집도 생기고, 차도 생기고 그러는거다.

  • 폐백을 드린다. 이 때 시아버지, 시어머니는 밤과 대추를 던진다. 그 뜻은 한자로 밤 율 자가 전율을 연상시키고 대추 조 자가 일찍 일어남을 연상시키는 데서 왔다고 한다. 즉, 시집왔으니 시부모 앞에서 두려워할 줄 알고 일찍일찍 일어나서 집안일을 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오늘날 이런 풍습따르기가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실컷 서양식으로 하다가 웬 한복 갈아입고 큰 절? 논리적 정합성이 크게 떨어지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식장 한귀퉁이에서 벌어지는 이 폐백식이란 이벤트는 이제 더이상 결혼한 커플과 집안식구들간의 인사를 나누는 행사가 아니다. 결혼식장에서 판매하는 각종 이벤트상품의 한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가 앉아서 절받는 자리에 신랑신부가 떠억하니 앉아서 이상한 포즈 취해가며 사진찍는 것은 또 어느나라 예법인가? 이건 폐백이 아니라 그냥 옷 갈아 입고 즐기는 유치한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 절 받고 절값이라고 돈 내야 하는 일가친척들도 이 자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 절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별로 없다. 그래도 유지가 되는 거 보면 신기한 일이다. 이런 절차는 기득권이 있는 아들 가진 집 부모가 나서서 철폐해 버리면 좋을 것이다. 폐백음식 마련해야 하는 신부 측에서 의견제시하면, 별 것도 아닌 일로 분위기 험악해질 수도 있으므로.

  • 결혼을 빙자해서 사들이는 옷과 패물. 이런거 없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없다.

  • 잔뜩 차려입고 고궁이나 놀이공원 등에서 사진찍는 일로 하루해를 보내는 기묘한 혼전기록문화.

  • 자기 능력 밖의 호화스런 신혼여행.

  • 평생의 한번의 일인데라는 말로 자행되는 별볼일 없는 형식과 절차, 이벤트들...어차피 사는게 평생 한번만 일어나는 일이다. 오늘아침의 태양은 어제의 그 해가 아니다.
  • 결혼식 전후에 집안간에 주고받는 예물과 이바지 음식. 이걸로 쌈나는 집들도 수두룩하다. 이런거 주고받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없다.

  • 패물 많이 받은걸 학생들 내신점수쯤으로 착각하는 일부 젊은이들.

  • 예쁜 옷에 화장에 장식에 자신들의 허영심을 채울만한 것은 부모 덕에 다 누리고 싶어하면서 다른 귀찮은 절차는 전근대적 허례허식이라고 단호하게 주장하는 일부 인탤리 선남선녀들의 의식구조

2. 나는 이런 결혼식도 보았다

  • 재미있게라는 컨셉으로 신랑신부가 기획한 결혼식이었습니다. 딴딴따단 하는 피아노 반주대신 락밴드가 웨딩마치를 연주해주었고, 주례사대신 여러 어른들의 말씀을 녹화해다가 스크린에 방영을 했고, 성혼선언대신 신랑신부가 함께 시낭송을 했습니다. 신랑신부의 걸어온 나날을 비디오로 편집해서 보여주기도 했지요. 정말 재미있었고, 결혼의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해주었지만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앗! 이런.. 제가 생각해 뒀던 결혼식하고 거의 똑같군요!! 흑흑... ㅠ.ㅠ 제가 하고 싶어서 생각해 뒀던 것은 하나 더 있는데, 하객들 옆으로 걸어들어오는게 너무 심심하고 다 똑같으니까 신랑은 무대 밑에서 솟아나고 신부는 하늘에서 피아노줄에 그네를 매달아서 내려오는 것을 빨간조명/하늘색조명과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으음.. 그때를 대비해서 넌리니어 편집기도 좀 배웠었는데 지금은 다 까먹었군요 -_- --퍼키

  • 하객들이 정면을 바라보고 앉아있고 신랑신부가 에 오르는 결혼식에 반감을 품었던 선배가 전통혼례를 새롭게 재현했습니다. 무슨 갤러리를 빌려서 식장을 대신했고, 하객들이 둥글게 둘러선 가운데 신랑신부가 하객들의 주위를 돌아 가운데로 나서는 형식이었죠. 단 위에 놓여있던 새빨간 장미, 그리고 신부가 입었던 새빨간 드레스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하객들의 대기실도 결혼이라는 주제로 세심한 데코레이션을 했더군요.

  • 부주금을 받지 않고, 식사대접도 하지 않았던 결혼식. 하객들에겐 우산 하나씩을 선물로 주었다.

  • 직접적으로 결혼식 얘기는 아니지만... 나의 결혼식 후 신혼여행길에 사이판행 비행기를 탔을때의 기내 풍경은 잊을 수가 없다. 주말 저녁이었으므로 전체 좌석의 99%는 쌍쌍의 신혼부부였고, 모두들 비행기 좌석을 앉은 순서까지 정확히 맞추어(대개 신부를 창쪽이나 통로쪽에 앉히므로 이렇게 된다) 앉아 있었으며, 등받이 위로 줄줄이 이어지는 신부들의 '올린머리'의 긴 행렬은 정말 장관이었다. 5년전 풍경이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LedZeppelin

  • 낭비가 심한 결혼문화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 위한 '녹색결혼식'이 열리게 돼 화제다. 오는 13일 결혼식을 올리는 연제헌(31.회사원)씨와 김지영(30.서울YMCA 녹색가게 간사)씨의 식장은 일반 예식장이 아닌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사. 이들이 지하철역을 식장으로 택한 이유는 하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고 천장이 유리로 돼 있어 자연광을 이용할 수 있어 실내공간에서도 야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낸 청첩장은 재생종이 이용한 것이고 이날 식장을 찾는 하객들에게는 식용색소를 쓰지 않은 떡 등이 대접되며 일회용품은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신랑신부는 식후 녹사평 역 위쪽의 공터에 향나무를 심기로 했고 하객들에게는 우리나라 야생초 화분과 재생비누 등 환경상품을 선물로 나눠줄 예정이다. 하객들은 신랑신부에게 자신이 쓰지 않는 물품을 선물하면 된다. 예비신부 김씨는 "지난해부터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녹색결혼식을 준비해 왔다"면서 "이번 결혼식을 통해 녹색결혼에 대한 개념을 세우고 모델을 만들어서 녹색결혼이 널리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가 아는(?) 어떤분의 결혼식이었습니다.--잡종


3. 없앨건 없애고 바꿀건 바꾼다

  • 약혼식, 함파는 행위 : 이거 생략해버렸다. 약혼식은 신부측에서 양가 친척들 몇명 불러놓고 밥먹는 행동이 일반적이다. 요즘 이 행사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조촐하게 모여서 식사한끼 하는 선이라면 이해하지만, 그 본질을 흐릴 호화판행사라면 차라리 생략하는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본다. 함파는 행위, 이것도 언니 결혼식때 문제가 많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작 내 차례가 되었을땐 장래의 "남편"과 의논하여 결혼식 전날 저녁에 별로 들은 것도 없는 함가방을 신랑 혼자 직접 들고 오게 하였다. 그리고 간단히 둘러앉아서 밥먹고 헤어졌다. 들은 것도 없는 함에 복이 잔뜩 들었는지 집안에선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더라.

  • 결혼 피로연 : 결혼식 끝나고, 신랑/색시 친구들까지 모여서 흥건히 노는 문화가 점점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다. 결혼식하는 것도 피곤해 죽겠는 판에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신성한 날 심야까지 나이트가서 흔들어 댈 일이 뭔가. 결혼식 마치고 간단한 여행짐을 택시에 싣고 자리를 떴다. 친구는 죽을 때까지 친구다. 이런 파티 안해준다고 삐지는 친구면 없어도 그만이다라는 게 신념이었다.

  • 폐백은 양가 합동으로 받을 수도 있다 : 언니가 부산출신 인재와 결혼을 했는데, 그날 폐백식에서 일어난 해프닝. 부산에서는 폐백을 신랑/신부 양가의 부모님들이 함께 받는다고. 그런데 경기도에서는 폐백장 근처에 신부측식구들은 얼씬도 안하는게 미덕이었다. '사진사'노릇하느라 폐백장에 있었던 유일한 '신부측 가족'이었던 나. 오오 그 시부모님의 황당해하시는 모습이시라니..."우리가 무슨 실수를 했는가 우째서 사돈어른들께서 여기에 안오시는고" 폐백을 폐지할 수 없다면, 양가의 어른들이 함께 절을 받고 앞날을 축하해줘도 아름다운 풍경이 되리라. 아무튼 그 부산어른들과, 경기도 어른들은 사이가 참 좋으시다. 사돈간이지만 오랜친구처럼 서로 진심으로 각별히 챙기신다.

4. CyberLaw 가 결혼준비하면서 느낀 점

대안적결혼식이란 페이지가 생길 무렵부터 아마 결혼 준비를 시작하였던 것같다. 당시 피시방에서 여자친구와 이 페이지를 함께 보면서 많이 공감하였고 일부는 그럼에도 실천하기 녹녹치 않은 것임을 알았지만 그래도 이 페이지를 통해 조금은 나를 단련할 수 있고 또 자극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나의 결혼식은 통상의 경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예식장 선정에 있어 호텔이나 대형 예식홀에서 스테이크 자르는 곳을 피했다는 점. 세간의 예단리스트와 같은 것은 없었고 돈으로만 했으며, 절반은 신부측에 돌려 주었다는 점, 다이아와 금반지만 하고 시계는 50만원짜리로서 평소 차고 다니기에 부담이 덜가는 것을 골랐다는 점, 함팔지 않고 나홀로 지고 간다는 점, 케익커팅이나 술잔 따르기 등 절차를 생략하고 비디오 촬영도 안하기로 했다는 점, 결혼식 피로연을 안하며, 이받이 음식도 서로 안주고 안받기로 했다는 점 등에서 미약하나마 대안적결혼식의 취지에 다가서려 했다.

하지만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원조에 일정 부분 의존하였고, 신부 드레스, 야외촬영 및 신혼여행 비용의 비중이 컸다는 점, 출발 당시부터 집에 채워 넣을 가제도구를 일시에 구입한 점 등 은 나의 결혼식에서도 여전하였다. 대안적결혼식에서 '대안적'이란 단어를 떼어 내어도 좋을 시기를 노스모키안들께서 앞당겨주시길 기대하면서...
--Cyber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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