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음반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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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신현준씨가 최근 한 웹진에 [http]"'편집음반의 시대', 음악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리"라는 제목하에 기고한 글 중 결말부분의 일부입니다.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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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음반, 헌정음반, 리메이크 음반 (신현준, 2001.4.15)

서두의 논제로 돌아와 보자. 한국의 음악인들이 편집 음반이 제작될 때 판권을 기꺼이 '이용허락'하고 있을까? 앞서 논한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건 자연스럽다. 해당곡이 수록된 음반은 더 팔리더라도 작곡가와 가수에게는 추가적 수입이 없다. 그렇다면 원곡이든, 리메이크든 새로운 음반에 수록된다면 곡비와 가창료가 새로 지급되니까 반대할 이유가 거의 없다. 판권을 보유한 음반사측은? 한국에서 오래된 음반은 거의 안 팔리는 것이 상례고, 과거의 기라성 같았던 음반사들은 요즘 형편이 그리 좋지 않으므로 역시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각종 편집 음반들이 붐이다. 원곡을 다시 편집해서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음반', 특정 가수를 기린다는 이유로 제작한 '헌정 음반', 한 가수(혹은 그룹)가 예전 노래들을 다시 불러서 앨범을 채운 '리메이크 음반'에 이르기까지. '명반'도, '신보'도 별로 인기가 없고 편집음반만 시장의 반응을 얻고 있는 듯하다. 컴필레이션 음반이란 앞에서 언급한 이미연의 "연가"나 이영애의 "애수" 같은 경우고, 헌정 음반은 김광석과 들국화에 대한 헌정음반이 나왔고, 리메이크 음반은 조성모의 "클래식"나 최근에 나온 핑클의 "Memories & Melodies" 같은 경우이다. 컴필레이션과 리메이크를 결합한 음반도 나왔는데 조성모, 유승준, 김현정 13 명의 현역가수가 선배들의 노래를 다시 녹음하여 "Remake op.01"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이런 현상은 무슨 의미일까. 침체에 빠진 산업의 출구를 마련하려는 기획력의 승리인가 아니면 말로를 향해 치닫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창작력의 고갈인가. 한번 팔아먹은 것을 다시 파는 장사는 음악 비즈니스가 가장 쏠쏠하다는 새삼스러운 진리의 확인인가. 황색 언론들에서는 '복고 열풍'이라고 떠들어대지만 이건 진정한 복고도 노스탤지어도 아니다. 옛 것을 옛 것 그대로 좋아하는 소비자도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리메이크 음반은 '요즘의 신선한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이유로 집어들고, 컴필레이션 음반은 이미연과 이영애의 이미지에 혹해서 혹은 '싼 맛에' 집어든다. '천박한 취향'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대중의 취향'이라고 그러면 머쓱해진다.

그렇지만 이런 음반들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이른바 '짝퉁' 음반들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의적으로 편집하여 복제된 음반들 말이다. 미사리나 일산 등지에 밀집해 있는 전원 까페들 대부분은 이런 음반들을 틀어준다. CD 1장에 3천원 정도 하는 이런 음반들을 찾기 위해 굳이 '구루마'니 '리어카'를 찾을 필요도 없다. 다국적 초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나 까르푸에 가도 "흘러간 팝송", "무드 카페 음악", "추억의 리퀘스트", "러브 포에버" 등의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음반들이 수두룩하게 진열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음반들에 수록된 노래와 연주는 오리지널이 아니다. 음반 표지를 유심히 보면 표지 어딘가에 "The songs in this record are not played by original artists"라는 문구가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철자법이나 대소문자가 틀린 경우도 허다하다. 모르겠다. 음악만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 전체가 '짝퉁'인지도...

이런 음반을 들어야 할 때 나 같은 '귀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은 정말 고역이다. 추억이든 노스탤지어든 원래의 아우라가 있어야 살아날텐데 이건 과거로 추억여행을 떠나가다가도 개운치 않은 느낌만을 전해줄 뿐이다. 뭐랄까 나 자신이 모조품이 된 듯한 기분이다. 지금의 합법적 편집음반들이 이런 불법 복제품이랑 다른 게 뭘까. 워낙 눈에 익은 탓인지 나로서는 그게 그걸로 보인다. 당신 취향이 얼마나 고상하냐고 누가 묻는다면 할 말 없지만 '이건 아니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합법 음반이 불법 음반을 '벤치마킹'하는 비즈니스를 사랑하라고 강요하지는 말라는 이야기다. 누가 사랑하라고 그랬냐고? 언젠가 한번 '가요 사랑 나라 사랑'이라는 해괴한 홍보문구를 보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200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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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컴필레이션 음반이 성행중이다... 좋은 곡을 한번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하에 막구 쏟아져 나오는 컴필레이션 음반들... 앞서 지적한바앞같이 음반업계가 일어서려고 발부둥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런 현상이 좋지 않다고 본다. 아마도 저작권이 가수에게 없어서 이런현상이 계속이 일어나는 것 같다... 언제쯤이면 우리나라가수도 자기의 노래에 저작권을 가질 수 있을까?? ---bites

길보드 리어카는 MP3에게 소리소문없이 밀려났다. 그리고 그 자리를 이제 '합법적인' 음반사들이 채우고 있다. 편집음반의 정체는 이것이다. 이것이 한국 음반업계를 말아먹은 것이다. MP3가 아니라. -- blood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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