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보를 독점하는 기업의 소유주가 노동력을 착취하여 피고용인이 최소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만 급여를 제공하여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 면으로는 맞는 말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월급쟁이가 최소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 + alpha 의 급여를 제공받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그것이 자본과 정보를 독점하는 기업의 소유주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경쟁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품의 원가를 떨어뜨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저절로 급여수준이 최소수준으로 수렴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요즈음 기업에 있어 기업의 소유주가 주식의 배당금을 받는 것은 은행금리를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회사를 소유함으로 얻는 자본이득은 배당금에 의한 이득보다 주식거래차익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식회사는 매출대비 순이익을 수%밖에 내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회사가 적자에 시달리기도 한다. 예외적으로 10~20%의 매우 많은 이익을 내는 회사는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동종 업계에 비해 몇십% 가량 높은 것이 일반적이고, 연봉의 수십%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봐야 평균적인 월급쟁이가 평균적인 자영업자에 비해 많은 소득을 얻는 것은 아니다.
증권거래시장이라는 자본시장은 여러 회사들이 실적 경쟁을 하는 일종의 경마장이자 도박장이다. 이 자본시장을 통해 회사가 원활히 자본을 유입한다는 근본적인 순기능이 있으나, 실제로는 경제지표, 돈 놓고 돈 먹는 도박장의 모습에 더 가깝다. 기업의 소유주는 이러한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독점하여, 피고용인에게 자본이득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나,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 등을 통해 급여 대신 자본이득을 넘겨주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그러나 스톡옵션의 본래 취지는 급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고,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주요 경영진과 피고용인에게 주가 상승과 연동되는 유인요소를 제공함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평범한 월급쟁이의 빈곤의 악순환의 원인은,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 그 자체이다. --
Aragorn
잘 이해가 안되는데, 그게 바로 자본가들의 착취 아닌가요? 이득의 '형태'가 배당금이냐, 주식거래차익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생산된 부를 자본가들이 (자본을 소유한다는 사실만으로) 독점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게 아닌가요? 자본가의 착취는 개별 기업 수준에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평균이윤율의 형성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만. --
Khakii
"생산된 부"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 기업에서 생산한 모든 부가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까?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급여와 일반관리비용은 무엇입니까? 회계에서 이야기하는 순이익은 온갖 비용을 다 뗀 순전히 소유주의 입장에서 보는 이익이지요. 기업이 "생산한 부"를 자본가들이 독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시장전체에서 평균이윤율을 형성한다는 것은 은행예금이자의 평균이자율을 확보한다는 것과 똑같은 것 아닙니까? 실제로 그 숫자가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주가지수와 은행금리는 서로 시소처럼 오르내립니다.
자본가에게 투자금에 대한 수익을 보상하는 것은 지금 상태에서 볼 때, 효과적 경제활동, 적절한 자원투입을 위한 동기부여밖에 안 된다고 봅니다. 적절한 자원투입이라는 건, 말처럼 쉽지않고, 정말 피말리고 머리 터지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더 많은 기회, 더 매끄러운 경제활동이 가능해지죠. 또한 이 "자본가"라는 것이, 사실은 대부분 금융기관이고 푼돈모아 만든 펀드이고 정년퇴직자의 퇴직금입니다.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낸다고, 배당금을 통하지 않고 회사의 돈이 주주에게 넘어가는 일이 있습니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아마 경영자가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 정도로 처벌받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회사가 생산해낸 부는 회사와 종업원들에게 그대로 남는 것이죠. 주주가 돈을 버는 건, 주식시장이라는 제로섬게임에서 도박해서 버는 돈입니다.
결국 이러한 시스템은 기업의 종업원이 뒤돌아서자 마자 자본가가 되는 시스템이고, 한쪽에서 생산한 부를 다시 자본시장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원분배하는 큰 순환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우리나라에 (재벌빼고) 독점적 권력을 쥐고 회사를 통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자본가 계급이 존재합니까? 모두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인데. --
Arag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