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학교생활 - 현재 고3이다 - 을 돌이켜보면 이렇다. 학교에서 동의서를 내어주면 집으로 가지고 가는 아이들은 반의 3분의 1이 채 안된다. 나머지 아이들은 제출하기 직전 부모님의 사인을 '위조'한다(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기들의 사인이 자녀에 의해 위조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것이다!). 동의서를 집으로 가지고 간 아이들이 부모님들에게 동의서를 보인다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애들 공부를 더 시켜야 한다며 저녁시간 없애라고 전화하는 학부모는 있어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문의해보는 부모님은 거의 없다(사실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부모님 사인을 위조하는 학생들이나, 동의서에 직접 사인을 해 주는 학부모들이나, 모두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강요한 쪽에다 찬성 표시를 한다. 지금까지 많은 야간자율학습과 특기적성수업이 그런식으로 진행되어왔다. 진행과정상 무슨 문제가 제기되면 학교는 동의서를 근거로 하여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이 찬성을 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말한다.
NEIS를 시행하기 전의 상황도 위와 똑같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그 어느 누구도 '이것은 이러이러한 시스템이며, 이러이러한 내용이 들어가고, 이러이러한 장점과 이러이러한 단점이 있다'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거짓덩어리인 동의서를 걷었을 뿐이다(그리고 내 기억에는 과연 우리학교는 그런 동의서가 나왔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학부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말이다.
소위 윗사람들은 국민의 정보를 마구잡이로 퍼다 쓰는데 너무 익숙해져있다. 그들에게는 아직까지도 국민들이 '봉'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 --
Beatrice
역시 12년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에는 동의서를 나눠 주고 집에서 사인 받아오라고 하였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중학교 때부터 학기가 시작하면 학생과 부모중 한 분의 막도장을 하나 요구한다. 뭣도 모르고 막도장 두개를 제출하고 나면 앞으로 동의서는 학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수준으로 끝난다. 특기적성 참여 동의서를 예로 든다면, 동의서를 나눠주고 학생과 부모의 이름을 적게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제출한다. 집에서 엄마랑 상의하고 갖고 오면 안되냐고 물어보면 넌 마마보이냐고 되묻는다. 이럴 경우 할 말이 없어져서 어쩔 수 없이 동의서를 제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담임이 직접 혹은 누군가를 시켜서 도장을 다 찍어 버린다. 어떠한 동의서는 도장을 안찍어도 된다(급식 신청서 등).
NEIS이야기는
Beatrice와 상황이 같은 것으로 보인다. 전혀 동의서 같은 문건은 보지 못하였고, NEIS에 관한 것도 전교조에서 이야기 한 다음에야 알게 되었다(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같은 경우일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위와 같이 동의서로 눈도장은 찍어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litconan